최근 충청남도 청양군 김돈곤 군수가 지천댐 건설에 대해 지역에 대한 일방적 피해를 강요하는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군수는 "국가적 물 부족 문제에는 공감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한 지원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충남도가 예산을 볼모로 삼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김 군수가 주장하는 지역 주민들의 피해 의식과 상실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91년 이후 세 차례나 지천댐 건설이 추진됐다가 무산되면서 겪었을 주민들의 혼란과 갈등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시각을 바꿔 지천댐 건설을 청양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때다.
인구 3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청양군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농업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댐 건설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충주와 제천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충주는 충주댐 건설로 인해 형성된 충주호를 중심으로 수변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충주호 유람선, 수변 산책로, 다양한 수상 레저 시설은 물론, 인근에 위치한 월악산 국립공원과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제천 역시 충주호와 맞닿아 있어 청풍호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관광 자원을 극대화했다. 청풍호반에 조성된 케이블카, 모노레일, 그리고 청풍문화재단지 등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두 도시의 공통점은 댐 건설로 인한 수몰 지역이라는 아픔을 딛고, 오히려 그로 인해 얻게 된 광대한 수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지역 경제의 판도를 바꿨다는 점이다. 댐 주변에 조성된 아름다운 경관은 그 자체로 거대한 관광 자원이 되었고, 이는 곧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천댐 건설은 단순히 물을 확보하는 공익 사업에 그치지 않고, 청양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있다. 댐으로 인해 형성될 호수를 중심으로 친환경적인 수변 관광 단지를 조성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연계한 둘레길, 산책로, 생태 공원을 만든다면 청양은 충주와 제천 못지않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실버타운 조성과 같은 지역 발전 패키지 사업도 댐과 호수라는 쾌적한 자연 환경과 어우러져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맑은 물과 공기, 그리고 빼어난 경관은 실버 세대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고, 이는 곧 청양군의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물론 댐 건설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댐 건설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 가능성에 대해 군민들과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제는 지천댐을 단순히 '피해'의 상징이 아닌, '청양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의 상징으로 바라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