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일)

[기자수첩] 이상민의 아름답지 못한 결별

 

이상민 국회의원(유성 을)이 마침내 탈당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차라리 잘됐다"라는 반응이 많고 동료 의원들도 냉소적인 반응을 많이 보인다고 하니 이 의원의 탈당은 본인과 민주당에 잘된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 지역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이상민 의원이 탈당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소문대로 내년에 실시할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설 수 없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지난 9월에 실시한 유성구 을 지역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이경부 대변인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니 본인에게는 상당한 충격파로 느꼈을 것이다. 

 

이상민 의원은 대전 유성에서 내리 5선을 한 중진 의원이었다.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마치고 신체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1번의 도전 끝의 사시에 합격해 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20년 동안 국회의원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자수성가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생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이번 탈당으로 인해 그는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패착의 수를 두고 있다. 그저 탈당해서라도 다시 한번 배지를 달아야겠다는 욕심만 가득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당적을 바꾼 전력이 있다. 그런 길을 걸었기에 내리 5선이 가능했다.

 

국회의원을 유지하며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었는지 기자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가 또다시 탈당하면서까지 다음 선거에 출마를 고집한다면 그에게는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치졸한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20년 동안 한 지역의 국회의원으로 지역과 국가 발전에 얼마나 공헌했는지는 평가할 수 없다.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민심이 그를 정확하게 평가할 것이다. 이제 4개월 후면 우리 모두 알게 될 것이다.

 

탈당을 선언한 이 의원에게 이형기 선생의 시 낙화를 선물하고 싶다.

 

-이형기 시인의 '낙화' 중 일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