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딸 지키려다 기억 잃었는데"… 남 일 같지 않은 세종시 '킥보드 공포'

"사고 증가율 전국 2위" 세종시 킥보드… 경찰 단속은 '걸음마'

무면허 중학생들이 몰던 전동킥보드에 치여 두 살배기 딸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30대 여성이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았으나, 심각한 기억상실 증세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닌 듯, 세종시의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 지표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어 경찰의 강력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알려진 인천 사고 피해자 A씨는 딸을 구하려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다. 한 가정의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한 '도로 위 흉기'의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세종시의 킥보드 안전 불감증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왔다.

 

​한국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의 PM 교통사고는 2021년 11건에서 2023년 24건으로 118.2%나 급증했다. 이는 충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더 심각한 것은 '무면허 운전'의 폭발적 증가세다. 세종시 내 무면허 운전 적발 건수는 2021년 125건에서 2024년 786건으로 3년 사이 무려 6배 이상 치솟았다.

 

​특히 사고의 주범으로 꼽히는 10대 청소년들의 일탈은 통제 불능 수준이다. 대전·세종·충남 지역 PM 사고의 약 47.6%가 20대 이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세종시의 경우 탑승 인원 준수율이 80%에 그쳐 전국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하교 시간대 세종시 학원가에서는 헬멧 없이 2~3명씩 짝을 지어 질주하는 학생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의 대응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경찰이 특정 기간 집중 단속을 벌이고는 있지만, 평상시에는 사실상 방치 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중론이다.

 

​세종시 보람동 학부모 최 모씨(45)는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차도로 뛰어들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며 "경찰차 옆을 지나가도 잡지 않는 경우가 태반인데, 아이들이 법을 무서워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 박 모씨(38) 역시 "인천 사고처럼 누군가 크게 다쳐야만 움직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정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캠페인이나 일회성 계도만으로는 사고 예방에 한계가 명확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동킥보드 사고의 치사율이 일반 교통사고보다 높은 만큼, 음주운전 단속에 준하는 상시적이고 강력한 현장 단속만이 실질적인 억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종시의 도로는 무면허 킥보드들의 질주로 위협받고 있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경찰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도로 위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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