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활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 최초의 AI 활용 장편 상업영화 <중간계>가 충남 천안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충남AI포럼(공동대표 문진석·김학민)은 지난 20일(월) CGV 천안 펜타포트에서 <중간계> 상영회와 강윤성 감독 초청 관객과의 대화(GV)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AI 시대의 창작과 기술적 역량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끌어냈다.
이번에 상영된 <중간계>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과 시각효과(VFX)를 결합하여 제작된 국내 최초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크리처(괴수) 디자인, 차량 폭파, 건물 붕괴 등 높은 수준의 컴퓨터그래픽(CG) 장면에 AI 기술이 적용되었다.
영화 제작진은 AI가 구현한 영상 요소를 감독과 제작진이 인간의 연출 감각으로 보완하고 조율하는 '인간-AI 협업 구조'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으며, 이는 미래 영화 제작 방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윤성 감독은 이날 대화에서 “AI가 캐릭터를 구현하고 부족한 부분은 VFX로 보완했다”며, “AI가 창작의 도구를 넘어 영화 제작의 새로운 파트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AI의 발전 속도가 "처음에는 괴물들이 걸었지만 편집하는 동안 뛰기 시작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며, 앞으로 창작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무한함을 강조했다.
감독과의 대화 세션에서는 AI가 만들어내는 창작물에 대한 시민들의 깊이 있는 질문이 이어졌다. 한 시민이 **"AI가 만든 영화 속 감정이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다르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강 감독은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강 감독은 “결국 이야기를 이해하고 느끼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며, “AI는 재료를 제시할 뿐, 그 안에 감정을 불어넣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영화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AI의 창의성을 인간의 맥락 안에서 통제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설명하며, AI 시대에 인간 창작자의 역할이 '통제와 조율'에 있음을 시사했다.
시민 역량 강화 및 산업 생태계 조성 기대
이번 행사를 주관한 충남AI포럼 측은 "문화 예술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는 AI 활용의 가능성과 가치를 이해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시민의 문화적·기술적 역량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충남AI포럼 김학민 공동대표는 “천안이 충남 지역의 문화와 예술, 교육과 산업의 중심지로서 앞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창작 활동과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이번 상영회가 시민들이 AI를 더 친숙하게 느끼고 산업계에서도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상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표했다.
한편, 이번 상영회는 충남AI포럼이 기획한 '<시민과 함께하는 AI 시리즈>'의 1편이었으며, 11월에는 조재홍 교수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활용한 AI 판타지 만들기', 민경원 교수의 '나도 AI영화 감독이 될 수 있다' 등 후속 강연이 예정되어 있어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