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충청 임용태 기자 |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이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위한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 등은 10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서 전남 해남에서 서울까지 행진 중인 '송전탑 반대 전국 대행진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또다시 충남을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에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충남이 이미 국내 대표적인 전력 생산·송전 지역으로 상당한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충남에는 이미 4천개가 넘는 초고압 송전탑이 설치돼 있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의 상당량이 수도권으로 보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충남에 또다시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현재 충남지역에서 모두 10개 송전선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송전망 건설이 현실화할 경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과 생활환경 침해는 물론 지역 갈등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지역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수도권에 산업과 전력 수요를 집중시키고 비수도권에서 생산한 전기를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공급하는 현재의 전력 정책 자체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지역에서 필요한 전력을 최대한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력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며 장거리 송전에 의존하는 현행 전력 공급 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책위는 현재 진행 중인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운영을 중단하고, 해당 지역 주민과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월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주민 반발 등을 고려해 전국 27개 송전선로 사업의 입지 선정 절차를 한 달간 보류한 바 있다. 당시 보류 대상은 정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건설이 추진되는 송·변전 설비 가운데 입지 선정 단계에 있는 사업들이었다.
시민단체들은 단순한 사업 절차의 일시 중단을 넘어 수도권 중심의 전력 소비 구조와 장거리 송전망 확대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송전탑 반대 전국 대행진단은 지난달 30일 전남 해남에서 출발했다. 대행진단은 광주와 전북, 대전 등을 거쳐 이날 충남에 도착했으며, 서울까지 행진을 이어가면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문제를 알리고 정부에 정책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전력을 생산하고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전력 정책을 만들 수 없다"며 "정부가 송전선로 건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사회적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