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통신문 못 읽던 내가…” 눈물로 쓴 성은야학교 40년의 기적

  • 등록 2025.11.29 11:05:14
크게보기

90세 만학도부터 청년까지 함께한 졸업식… 이종상 교장과 자원봉사자 헌신 빛나

헤드라인충청 최병옥 기자 |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40년간 등불을 밝혀온 대전 성은야학교가 마흔 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성은야학교는 최근 졸업생과 수료생, 자원봉사 교사, 후원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40주년 기념 제40회 졸업식 및 수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학사 일정을 넘어, 늦깎이 학생들의 뜨거운 열정과 그들을 뒷받침해 온 지역사회의 헌신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만학도들의 진솔한 사연이 소개되며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수료증을 받아 든 90세 어르신은 직접 쓴 시를 낭송하며 배움으로 달라진 삶을 증언했다.

 

이 어르신은 “이제 혼자 자동차를 탈 수 있고, 친구들과 당당히 카페에도 갈 수 있다”며 글을 깨치며 얻게 된 자유와 변화를 담담히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 어머니 학생의 고백은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그는 “과거 아이들의 가정통신문을 읽지 못하는 것이 가장 무서웠고, 학교에 가는 친구들이 부러웠다”면서, “지게를 지고 산에 오르던 나 대신, 지금은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내 모습을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해 깊은 울림을 주었다.

 

​성은야학교가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운영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종상 교장을 비롯한 자원봉사 교사들의 헌신과 시민들의 후원이 있었다. 이곳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배움의 시기를 놓친 청년들이 함께 수학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성은야학교는 ‘배움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졸업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경우 장학금을 지원하고, 이들이 학업을 마친 후 다시 야학 교사로 돌아와 후배들을 가르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은 “졸업식 선물로 준비한 3단 케이크보다 더 큰 감동과 배움을 얻어간다”며, “앞으로 매년 이 귀한 자리에 꼭 함께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성은야학교 관계자는 “지난 40년 동안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세상과 마주 설 용기를 전해왔다”며 “앞으로도 만학도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새로운 40년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기사제보 : 갈마동 내가 잘가는빵비집 이향선 

최병옥 lovenanumok@naver.com
Copyright @헤드라인충청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 세종시 다정5갈 104 / 충남본부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82 소암빌딩 / 대전본부: 대전시 서구 만년동 태영빌딩 B03호 등록번호: 세종, 아00147 | 등록일 : 2011-07-03 | 발행인 : 임용태 | 편집인 : 임용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최병옥 전화번호 : 0707-954-3388 헤드라인충청 © headlinecc.com All rights reserved. 헤드라인충청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